국가의 돈은 세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편집국
news@joseplus.com | 2017-07-11 08:18:53
신용, 화폐화 그리고 세금현대 자본주의 세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 중의 하나는 신용화폐의 탄생과 사용이 아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화폐란 신용(채무)을 기반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돈을 말하는데 이 신용화폐의 급증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헨리 포드(1863~1947)는 “국민들이 은행과 통화체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주 다행스런 일이다. 그들이 그것을 이해하면 오늘 밤에 당장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은 은행이 뭔가 커다란 음모를 숨기고 국민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자본주의 체제는 일반 시중은행에서 해주는 대부나 민간 기업들이 발행하는 어음처럼 수많은 유형의 사적인 채권-채무 관계를 화폐로 둔갑시키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화폐를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화폐와 구분하기 위해 유사화폐라는 용어를 쓰기로 한다. 유사화폐는 신용을 화폐화한 것인데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화폐의 탄생 경로화폐가 탄생하는 과정은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맨 처음 단계로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발권하는 법정화폐(본원통화)가 있다. 이것은 모든 화폐의 기준이 된다.두 번째 단계는 본원통화를 기반으로 해서 일반시중 은행이 지불준비금 일부를 남기고 대출을 해주는 과정에서 탄생하는 화폐가 있다. 일반적으로 예금통화라고 한다. 은행이 우리에게 발행해주는 수표는 한국은행에서 탄생시킨 원조 화폐는 아니지만 돈처럼 똑같이 주고받으며 사용하니 돈이라 해도 상관없다.세 번째는 민간인(주로 기업)이 탄생시키는 돈이다. 예를 들면 A라는 기업이 하청업체 B에게 일을 시키고 어음을 끊어주었다고 하자. 이 어음은 A가 B에게 사적인 채무관계를 지고 있다는 증표이다. 어음은 처음에는 단지 종이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가지고 은행에 가면 할인을 하고 돈으로 바꿀 수가 있고, 어음 자체가 직접 돈처럼 지불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니 돈과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어음은 신용(사적 채무관계)이 화폐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국가가 화폐로 지정하였다고 모두 완전한 화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단지 필요조건에 불과하다. 완전한 화폐가 되려면 충분조건이 더 갖추어져야 한다. 화폐에 생명을 불어넣는 충분조건은 바로 국민의 신뢰이다. 이것이 왜 중요한지는 앞서 역사에 나타난 사례에서 충분히 볼 수 있었다.
공평과세가 되기 위하여사적인 채무를 나타내는 유사화폐는 그 형태가 어떤 것이든 최종적으로는 그것이 국가가 찍어낸 법정화폐로 교환될 수 있다는 것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것이 보장되면 그 사적 채무도 화폐의 위치에 오르면서 다른 물품과 교환되고 가치를 가질 수 있게 된다.사적채무가 법정화폐와 교환되는 과정에는 중앙은행이 참여하게 된다. 중앙은행은 여러 형태의 유사화폐들을 받아들이고 법정화폐를 내어준다. 즉 채무를 매입하고 화폐로 교환해주는 과정을 통해 사적채무들을 화폐로 탈바꿈시키고 통화량을 증가시킨다. 이렇게 늘어난 통화량은 정부가 통제하는 통화량지표에는 빠져있게 된다. M1, M2라는 통화량지표는 금융권이 만들어내는 유사화폐만 들어있고 민간부문이 창출하는 것은 빠져있다. 민간부문이 만들어내는 유사화폐는 아예 화폐로 쳐주지도 않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부분의 규모가 월등히 크다.
| ▲박일렬 강남대 경제세무학과교수 |
세금이 공평하려면 담세력에 따라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 담세력을 측정할 때는 ‘법정화폐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만을 본다. 담세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돈을 만들 수 있는 힘’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돈’은 과표에서 빠져있다. 이런 면에서 대기업은 중소기업보다 이미 세부담 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글/ 박일렬 강남대 경제세무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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