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 김명준 서울청장, 납세국민과의 약속 꼭 지키시라

코로나바이러스 세수악재로 작용하자
향후 세정추이에 좌불안석인 경제계
“추징 급급한 세무조사 관행 없앤다”
서울청장 공언 한마디에 그나마 안도
심재형 기자
shim0040@naver.com | 2020-02-10 11: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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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우리나라 경제· 산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산 주요부품 공급이 끊긴 기업들은 물론 경제계가 가슴을 죄고 있다. 설상가상 지난해 국세 수입도 결손이 났다. 당초 예산 294조8000억원 대비 징수액은 293조5000억원으로 부족액은 1조3000억원이다. 오차율은 0,5% 에 그쳤지만, 수년간 나라곳간을 철철 넘치게 했던 세금풍년의 기조가 꺾였다는 점에서, 이번 세수펑크는 어닝 쇼크(earning shock)나 다름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세금은 더도 덜도 말고 예상한 만큼 들어오는 게 이상적”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지만 국민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파장은 그 이상이다. 521조원의 올해 예산 마련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이 예산 규모는 올해 성장률을 2.4%로 보고 세운 것이지만 지금 전망으로는 2% 성장도 낙관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납세기업들의 심리적인 압박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세수 악재로 작용되지 않을까, 국세당국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겉으로는 기업지원 세정을 외치고 있지만, 세수확보가 절대적 소명인 태생적 생리가 작동하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김명준 서울지방국세청장의 공언 한마디가 납세권(圈)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엊그제 있었던 서울지방청 산하 일선세무서장 회의에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세무조사 관리 프로세스의 혁신을 선언했다. 추징세액에 급급한 세무조사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과세품질과 무관하게 세금 거두는 데만 급급한 일방적 추징행태를 차단키 위해 실적평가 방식을 추징세액에서 준법준수로 바꾸겠다고 했다. 수 십 년간 납세국민 가슴에 응어리를 지게 했던 조사행정의 병폐가 바로 이런 것들인데, 김 청장이 이를 ‘꼭 짚어’ 바로잡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런 메시지가 지방청 단위가 아닌, 본청 차원에서 시달됐더라면 파급력이 더 컸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지만, 지역 세정책임자들의 존재감이 희미해진 오늘의 현실에서 김 청장의 소신발언은 납세권(圈)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치 않았다. 일단은 그의 공언이 납세자들의 불안감을 다소나마 씻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세정책임자들의 존재감 부활을 알리는 시발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 청장의 지적처럼 ‘조사 팀’에 따라서는 아직도 경직된 제도세정의 고정관념만 가지고 개별기업의 특수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음으로서 기업을 몹시 힘들게 하고 있다. 납세자들은 조사공무원들의 이 같은 개별기법이나 행동거지가 소속 장(長)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조사에 임하는 당해 요원들의 됨됨이를 보면 소속 장(長)의 면면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관리자들의 소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 일게다. 납세자들이 김 청장의 발언에 기대를 거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과거 조사국 어느 관리자는 조사 팀당 ‘일정액 추징’을 입버릇처럼 외치며 조사국 분위기를 띠웠다는 구전도 있다. 물론 조사 직원들의 성과 거양을 촉구키 위한 상징적 발언이겠지만 이런 말이 씨가 되어 조사권 남용이라는 옳지 못한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했다. 지금도 그런 관리자가 있다면 그 자신이 “왜 그 자리에 앉아 있는지” 스스로 반문해봐야 한다. 소속 관리자들의 소신과 철학이 뒤따라 주지 않는다면 조사행정은 본의 아닌 ‘세정 폭력’으로 변질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탈세기업에 대해 엄격히 응징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조사업체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무리한 내용을 고집함으로서 납세기업으로부터 원망과 불평만 사는 어설픈 기법들은 조사행정에서 만큼은 없어져야 한다. 납세자들의 신경이 예민해지면, 조사자체에 대한 불만도 불만이려니와 조사요원 일각의 사려 깊지 못한 ‘매너’ 까지도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게 된다. 이러한 불만 속에는 납세자들의 사적 감정이 다분히 깔려 있다. 하지만 국세당국 입장에서도 가볍게 흘려버려서는 아니 될 진정한 민성(民聲)이 섞여 있다.

세무조사가 아무리 냉혈적 요소를 지녔다 해도 납세자 마음을 헤아리는 아량만 겸비한다면 무조건적으로 세정을 불신하는 풍조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조사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세심(稅心)을 읽어야 한다. 그래야 정도(正道)가 보인다. 김명준 서울청장의 세정소신과 납세자와의 약속이 꼭 지켜지기를 다시한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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