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궤도에 오른 시장현대화 사업통해 도약의 나래짓‘활짝’
이른 새벽 가장 먼저 부산의 아침을 깨우는 곳이 바로 부산 공동어시장이다. 부산공동어시장은 1963년 개장해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국내 수산물 위판의 약 30% 정도를 책임지고 있는 대형 산지 수산물도매시장으로, 언제나 삶의 생동감이 넘치고 바다의 냄새가 물씬 나는 곳으로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수산물 품질의 고급화와 원활한 유통, 그리고 적정가격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은 이를 통해 국가의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더불어 수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부산공동어시장을 이끌고 있는 이주학 사장은 1977년 부산공동어시장에 입사해 이용가공과장, 기술상무, 총무상무, 회장 직무대행, 전무를 역임하는 등 지난 35년간을 ‘어시장맨’ 으로 지내오면서 지난 2012년 8월 직원 출신 최초의 사장으로 취임한 뒤 현재 제3대 사장을 연임하며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개장 55주년을 맞아 숙원사업이던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 국비 1,729억 원의 예산이 최종 확정되어 사업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비록 당초 부산시가 계획한 관광형 도매시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 지원은 제외됐지만 수산물 도매시장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 건설을 목표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 중인 부산공동어시장 이주학 사장을 통해 앞으로 계획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이주학 부산공동어시장 사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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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4일 제2대 사장취임식 |
Q.부산공동어시장의 현재 개요와 연혁, 입주 상인 및 직원현황, 매출상황 등을 소개해 달라.
A_ 부산공동어시장은 연간 1만여 척의 어선이 입항하고, 약 17~19만톤의 연근해 수산물이 유통되고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대 산지 수산시장으로 주요 취급어종으로는 고등어, 삼치, 오징어, 갈치 등과 같은 대중어종과 더불어 눈볼대, 병어와 같은 주요 수출품인 고급어종을 포함하여 약 60여 종의 수산물을 취급하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의 주요 수행 사업은 수산물 위탁판매사업(경매), 이용가공사업(냉동, 냉장, 제빙-냉동창고 운영), 생산어업인 및 종사자의 복리증진사업, 정부업무의 대행 및 보조사업,어선급수사업, 주차관리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부산공동어시장은 5개 회원수협(부산시수협, 경남정치망수협, 대형선망수협,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서남구기선저인망수협), 중도매인협동조합(중도매인 89명), 항운 노조어류지부, 소매인협회,기타 유통단체 등 약 1만여 명의 종사자 및 구성원으로 이뤄져 있다.
위판실적은 지난 2011년도 4,723억 원, 2012년도 4,375억 원을 달성했는데, 당시는 어획량 증가와 더불어 피쉬인플레이션 등 가격 상승효과가 상당했지만 이후 기상악화, 이상기온 현상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2013년도 3,471억 원, 2014년도 3,218억원, 2015년도 3,221억 원, 그리고 지난해 3,014억 원을 기록하면서 점차 감소세에 있는 실정이다.
Q.좀더 구체적인 어획량 감소 이유와 위판 금액 증대를 위한 복안은?
A_ 지난해 부산공동어시장의 생산액 저조는 어시장 생산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선망어선의 고등어와 삼치 어획 부진과 올초 미세먼지로 인한 고등어 소비 급감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해 연근해 어획량은 100만톤 이하로 떨어져 1972년 이후 지금까지 연간 어획량 중 최저를 기록한 것은 물론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위판액 감소로 이어진 것 같다. 또한 고등어 미세먼지 파동과 콜레라 발생으로 소비자들이 수산물을 외면하면서 어가는 더욱 폭락했다.
이와 더불어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참다랑어는 중서부태평양 수산위원회(WCPFC)의 성어 쿼터 문제로 3월 이후 조업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연중 유난히 심했던 수온이상 현상과 나날이 심해지는 중국어선의 싹쓸이 조업에 따라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물 생산에 많은 악영향을 미친 것은 물론 한일어업협상이 지연되면서 성어기에 조업할 수 있는 해역이 제한된 것도 큰 악재였다. 이와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감소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막연한 기대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변화하고 하는 의지와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시장현대화 사업이라는 큰 틀을 준비하는 첫 해이기에 시장 환경개선과 경영 다각화를 통해 어가를 유지하고 외지 어선들의 물량유치 그리고 중도매인 육성 등으로 타 산지 어시장보다 어가가 잘 나올 수 있게 한다면 외부적인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위판금액은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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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9월 7일 서구청 쌀전달식 |
Q.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의 급부상에 따른 위판량 감소 해결방안은?
A_ 부산에 수산물 시장을 대표하는 시장으로 우리 부산공동어시장과 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이 있지만 두 시장의 성격은 다르다. 부산공동어시장은 연근해 수산물만을 취급하는 시장이고,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은 농안법 상 중앙도매시장으로 3개의 법인이 상주하고 있는데, 2개 법인은 원양수산물을 주로 취급하고, 연근해 수산물을 취급하는 (주)부산수산물공판장의 경우 우리 어시장의 자회사로 보시면 된다.
따라서 실질적인 경쟁관계에 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작년의 경우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물 총생산량은 약 92만톤으로 44년만에 100만톤 이하로 생산되었는데 우리나라 수산업이 전체적으로 침체된 한해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고등어 미세먼지 사태, 콜레라 발생, 한일어업협정 불발, 남해안 골재채취 문제, 이상기온 현상 등으로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생산에서 소비까지 영향을 미쳐 최악의 해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위판량 감소에 따라 지역 간 치열한 물량유치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 어시장의 경우 위판장 면적 및 동시 접안 능력이 전국 최고 수준이며, 수산물 가격지지가 가능한 건실한 중도매인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므로, 다른 지역 위판장(수협)과 비교할 때 경쟁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아울러 사업 다각화를 통해 위판량 감소분을 상쇄하고, 그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고자 자구책을 마련 중에 있으며, 현대화 사업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우리에게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화 사업을 통해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해 우리 어시장이 더 이상 위판사업에만 의존하는 단순한 수익구조에서 탈피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나아가고자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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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조감도 |
Q.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 추진 경위와 향후 운영 방향을 설명해 달라.
A_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의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정부의 예비타당성 결과를 바탕으로 국비 70%, 시비 20%, 자담 10%로 당초 1,724억 원의 사업비가 책정되었으나, 우리 어시장에서 자체발주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결과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누락된 폐수처리시설, 신재생에너지 등 법정필수시설을포함한 몇 가지 사항과 실사용자 요구사항을 취합해 작년 4월 기획재정부에 사업비 증액을 요청했다.
기획재정부와 KDI에서 우리 요구사항을 검토한 결과 작년 10월 현대화 사업 총사업비는 1,729억 원으로 소폭 상향 조정되었지만 실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사항을 모두 반영해준 것은 아니다. 따라서 미반영된 저온유통시설 등에 대한 사항은 추후 설계과정에서 산출되는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계 변경을 통해 반영하기로 하고 동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은 기본실시설계 공모 발주를 위해 부산시 건설본부와 협의 중에 있고, 공모를 통해 설계자가 확정되면 올해 초에 기본·실시설계를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현대화 사업 진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A_ 무엇보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이 사업의 목적은 신선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국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함임을 정확하게 알고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변화를 주는 현대화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었지만 부산공동어시장은 단순히 수산물을 유통하는 산지도매시장에서 벗어나 현대화 사업을 통해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 자원으로 연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좋은 예가 일본 동경의 ‘즈키지시장’이다. 우리도 부산공동어시장을 일본 중국 유럽 시장을 겨냥한 수산물 도매시장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또 무엇보다 현대화는 기존의 비위생적인 바닥경매 시스템을 탈피해 사람이 먹는 수산물을 유통하는데 손색이 없는 위생시설을 갖춰 수산물의 질을 높이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소비자들은 식품안전성에 대해 매우 엄격하다. 앞으로 시장현대화를 통해 산지에서부터 철저한 선도 및 품질관리가 가능한 해썹 시설과 부가가치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1차 가공시스템이 시장에서 이뤄짐으로 수산물 유통단계 축소와 싱싱한 수산물을 소비자에게 전달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어시장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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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15일 수산물소비촉진강연회 |
Q.현재 공동어시장과 이용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항과 향후 대책은?
A_ 무엇보다 현대화 사업에 따른 이해관계 조정이다. 앞서 말씀 드린 것과 같이 부산공동어시장을 구성하는 단체와 이용자가 다양하기 때문에 현대화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실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기본실시설계 과정에서 공청회, 설명회 등을 수시로 개최하여 실사용자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사항 조율을 통해 우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Q.시장현대화사업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A_ 현대화 완공 시 개방된 위판장에서 이루어지는 바닥경매,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선별작업 등 전근대적인 시스템을 밀폐형 위판장, 자동선별기, 통경매 등의 도입을 통해 위판시스템을 개선해 위생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효율적인 물류동선을 구축하여 신선한 수산물 유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아울러 현재 검토 중에 있는 단순가공기능도 함께 도입한다면 산지에서 위판과 동시에 가공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수산물 유통단계를 축소시킬 수 있어 수산물 유통구조 혁신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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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공동어시장 이주학사장 |
A_ 직원 출신으로 시작해서 사장까지 올라온 만큼 부산공동어시장에 대해 누구보다 애착이 많다. 개인적으로 어렵고 힘든 일에 부딪히면 이곳 어시장에 새벽에 나와서 사람들의 생동감을 느끼라고 말한다. 이곳에 새벽은 정말 살아 움직인다는 생동감을 피부 깊숙이 느끼게 된다. 이런 삶의 현장에서 청춘을 보낼 수 있어 저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직원 출신 대표이사라는 직함은 저에게는 영광보다는 책임감으로 느껴진다.
무엇보다 리더로서 갖춰야 할 부분에 대해선 ‘조직에 들어가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리더로서 자질을 먼저 갖추라’고 말하고 싶다. 보스는 수직적인 조직구조와 관계에서 오직 명령만으로 조직원들을 통제하고 일을 진행하지만 리더는 조직원과 수평적 관계에서 조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주고, 항상 앞장서서 팀원들을 이끌고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도 임기를 끝내고 물러났을 때 그래도 제가 이것 하나만은 제대로 하고 나왔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회자될 수 있도록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마 제 생각에는 시장 현대화 사업의 근간을 바로 세우고 큰 틀을 만들어 놓는 것이 제 임무라고 생각한다. 시장 현대화 사업은 부산시와 5개수협 그리고 부산공동어시장 종사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최선책을 찾아나가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현대화 사업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수산물 공급하는 것이 1차 목표이며, 수산물 고부가가치 창출, 관광산업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미래 수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우리 부산공동어시장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수입산보다 훨씬 신선하고, 품질이 우수한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물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이용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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