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도, 국민의 눈높이로 봐야 한다

한국세무사고시회 장보원 회장
편집국
news@joseplus.com | 2026-06-22 11: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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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원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수십억 원짜리 건물을 새로 지은 건축주가 실제 공사비보다 한참 낮은 금액으로 취득세를 신고한다. 등기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신축·증축 취득세는 세무조사가 아니면 그 차액을 밝혀낼 방법이 없다. 그렇게 빠져나간 세금은 결국 지방자치단체의 시설보수비, 복지 예산의 몫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도는 바로 이 구멍을 막기 위한 제도다.

 


지난 4월 23일 이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용인시갑)이 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18591)과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18592)을 대표발의했다.

 

 

지방세법 개정안은 3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원시취득(건물을 새로 지어 처음 취득하는 것)과 지목변경(골프장 건설 등에 따른 토지 용도 변경) 취득세 신고 시, 세무사·변호사·공인회계사가 작성한 성실신고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미제출 시 산출세액의 5%를 가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성실신고확인서 제출 시 취득세의 5%를 경감하되, 개인 120만 원, 법인 150만 원 한도를 두고 있다.
 

이는 종합소득세 분야에서 이미 시행 중인 제도를 지방세인 취득세로 확대하는 것이다. 취득행위와 등기가 직접 연결되지 않아 과세표준 확인이 어려운 원시취득·간주취득을 양성화해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성실납세자와 불성실납세자 간 격차를 줄이자는 취지다.
 

미리 한 가지를 밝혀둔다. 이 제도는 세무사·변호사·회계사에게 새로운 업무 영역을 만들어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확인을 맡은 세무대리인은 부실확인 시 자격 등록 취소라는 책임을 함께 진다. 즉 이 제도의 핵심은 업계의 일감이 아니라, 확인자에게 책임을 지우는 검증 장치를 세우는 데 있다. 그럼에도 이 제도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 논리를 하나씩 짚어본다.

 

 

 

납세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주장

가장 흔한 반론은 성실신고확인제도가 새로운 의무와 비용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적용 대상을 30억 원 이상의 원시취득과 일부 간주취득으로 좁혀, 영향을 받는 범위 자체가 크지 않다.


2025년 기준 전국 건축물 보존등기 건수는 약 60만 건, 준공건수는 약 10만 건에 달한다. 보존등기는 호별로, 준공은 동별로 이뤄지기 때문에 집합건물 준공이 많은 우리 현실이 반영된 수치다. 준공건수 10만 건 중 원시취득 성실신고대상을 30억 원 이상으로 제한하면 전체 준공건축물의 약 7%, 약 7천 건 정도만 대상에 포섭된다. 영향을 받는 범위가 좁다는 것이지, 그 7천 건의 부담 자체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 부담의 성격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2019년 한국지방세연구원 논문에 따르면 원시취득의 신고불성실 추정비율은 승계취득의 25배에 달하며, 원시취득 과세표준을 정확히 확인할 장치가 없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우선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부담보다 전문가의 검증을 한 번 더 받는 비용은 사후 추징·불복에 따르는 부담보다 작다. 또한 이 제도가 만드는 것은 없던 부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무신고의 정확성과 성실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성실신고확인비용이 부담된다는 주장
30억 원 이상의 건축비를 들여 부동산을 신축할 수 있는 납세자가 성실신고확인비용을 과도하게 부담한다면, 그에 상응해 세무대리인에게 탈세 협조를 요구할 가능성도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국세의 성실신고확인제도가 보여줬듯, 어떤 세무대리인도 자신의 자격 등록 취소를 걸고 납세자와 탈세에 협력하지 않는다. 성실신고확인이 세무대리인에 대한 징계와 병행되는 구조에서는, 확인비용이 거액으로 치솟을 수 있는 구조 자체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결국 이 제도는 지방재정 확충에 기여하는 장치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확인자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주장
취득세 이해도가 낮은 세무사·변호사·공인회계사가 확인자로서의 자질을 갖췄는지를 문제 삼기도 한다.
타당한 우려다. 다만 이 우려는 제도 도입을 막을 이유가 아니라, 제도를 더 정교하게 설계할 이유다. 제도가 시행되면 확인에 참여하는 세무대리인은 과세표준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부실확인 시 자격 등록 취소라는 책임을 진다. 

 

자질이 부족한 확인자가 걱정된다면, 성실신고확인서에 어떠한 내용을 담을지와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장치를 설계하여 확인자의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 마땅하지, 자질 검증이 안 되는 현행 신고 관행을 그대로 두자는 결론으로 이어질 이유는 없다.
 

지방자치단체의 심사 부담이 커진다는 주장
현행 취득세 신고는 99%가 서면신고로 이뤄져 데이터베이스화가 불가능하고, 신고성실도를 분석할 장치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수년에 걸친 공사비용을 확인해야 하는 원시취득 과세표준은 재무제표상 건설중인자산 계정으로, 때로는 공사도급금액으로 인식되지만, 직접비용과 간접비용을 모두 포괄하는 까닭에 누락 여부는 세무조사 외에는 확인할 길이 없다. 100을 지출하고 80을 썼다고 신고했다면, 나머지 20을 쓰지 않았는지 묻는 방법은 세무조사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현행 신고 행정은 정작 과소신고된 80에 대한 증빙 확인을 요구하는 등, 신고 과세표준의 적정성 확보와는 무관한 자료 관리에 행정력을 쓰고 있다. 이 지점을 세무대리인의 성실신고확인제도로 포섭하고 신고 내용을 전산화해 분석자료로 활용한다면, 국세가 AI를 통해 불성실신고를 적발·추징하는 것과 같은 관리 시스템을 취득세 분야에도 갖출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읽고 지방재정 확충과 성실납세 풍토 조성이라는 목적에 부응하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선택이다. 그간의 신고 관행을 근거로 반대하는 것은 지방재정 확충에도, 성실납세 풍토 조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직역 갈등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현재 취득세 신고를 주로 대행하는 법무사와의 직역 갈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성실신고확인 대상인 원시취득·지목변경 간주취득은 법무사의 주업인 등기업무와 무관하다. 성실신고확인을 거쳐 취득세를 납부한 뒤에도 보존등기는 언제든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직역 간 다툼으로 좁혀 보지 않기를 바란다.
 

결국 이 제도가 답해야 할 질문은 하나다. 매년 수십만 건의 신축·증축 취득세 신고 중 정확한 과세표준으로 신고되고 있는지 아무도 확인하지 못하는 구조를, 언제까지 그대로 둘 것인가. 그 답을 찾지 못한 세금은 누군가의 마을 시설 보수와 주민 복지예산에서 조용히 빠져나간다.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도는 그 구멍을 메우자는 제안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판단해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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