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 일사불란 국세청 조직 어쩌다 이 지경됐나

출중한 조직력 인상 깊던 ’국세 맨‘들
이제는 공직기강 해이로 도마에 올라
국세청 감찰 기능 강화를 주문하지만
조직내 ’리더‘ 부재가 각자도생 부추겨
심재형 기자
shim0040@naver.com | 2021-09-16 11: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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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불란한 조직력으로 공무원사회의 이목을 끌었던 국세공무원들이, 이젠 공직기강 해이 문제로 수모를 겪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며칠 전,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실은 국세공무원들의 공직기강 해이 정황을 소개한 보도자료 낸바 있다. 내달 국세청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가 예고된 상황에서다. 

 

이에 따르면, 지난 8월경 강원도 A세무서에서는 서장을 포함, 직원들이 관내에서 회식을 하다가 시비가 붙어 직원 B 씨가 세무서장을 폭행해 경찰까지 출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런가 하면, 지난 7월에는 평소 서예가 취미인 C세무서 서장이 업무시간에 여성 직원을 불러 먹을 갈게 하는 심부름까지 시켰다는 일명 먹순이 사건도 발생했다. 심지어 지난 2월에는 D세무서에서 세무공무원이 흉기를 휘둘러 직원 3명을 다치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최악의 사건이 발생한바 있다. 이 모든 정황은 세정가에도 이미 알려진 내용들이다.

 

김두관 의원은 “4대 권력기관에 속하는 국세청 공무원의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국세청 내부의 감찰 기능이 사후약방문으로 작동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톤을 높였다. 하지만 국세공무원들의 이 같은 기강 해이 문제가 내부 감찰강화로 해결될 사안인가. 그 보다는 조직 내 리더부재로 인한 조직원들의 각자도생(各自圖生)이 기강 해이를 불러들인다는 우려의 소리에 귀가 기우려 진다.

 

적잖은 세월 조세전문지에 몸 담아온 필자의 뇌리 속엔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 있는 것이 있다. 다름 아닌 국세공무원들 특유의 직업근성과 출중한 행정능력이다. 한때 일선세무서 법인세과를 가리켜 세무행정의 꽃이라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직원들의 법인세과 선호도가 높은 만큼 법인세분야 입문(入門)의 길은 쉽지가 않았다. 꾸준한 보직 관리로 법인세과에 입성을 해도 선임자들의 ‘손발 시중’ 3년 정도를 해줘야 실무가 주어졌다. 선배들의 모진 담금질끝에 실무에 투입된 그들은 그야말로 일당백(一當百)을 해 냈다. 그래서인지, 중진 세무사로 변신한 그 시절 법인세 요원들, 당시의 ‘선배들을 각별히 기억하고 있다. 그때 전수받은 실무상 노하우를 지금도 유익하게 써먹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때의 선임자들을 사부(師父)’라고 칭한다. 조직 내에 활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세월이 흘러 수동(手動)세정첨단 과학세정으로 진화한 오늘, 일선 세무서에는 고참인력이나 새내기나 뚜렷한 구분이 없는 것 같다. 한마디로 리더 층부재다. 예나 지금이나 직급은 유별한데 부여된 업무는 무별하다. 좀 과하게 표현해서 ‘5년 된 직원이나 20년 된 고참 들이나 그 역할이 그 역할이다. 모두가 컴퓨터 세정이라는 틀에 갇혀 상·하 관계가 무너지고 있다. 사부도 없고 문하생도 없이 수평관계가 자연스레 굳어 가고 있다. 각자 임하고 있는 업무자체가 비슷하다 보니 계급장이 보일 리 없을게다. 이처럼 각자도생하는 조직에서, 올바른 공직관이 심어질리 만무다. “누울 자리보고 다리를 뻗는다는 말이 있듯이 하극상 역시 소속감 부재가 빗어내는 부산물이 아닌가 싶다.

 

국세청 상층부는 또 어떤가. 국세청 고위간부들도 일선 상황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허겁지겁 정상에 오르는가 싶으면 어느 샌가 하산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내 조직을 챙길 마음의 여력도 없거니와, 자신들의 역할이 조직원들에게 먹혀들지 여부도 의문이다. 보직순환을 위한 속성(速成)인사운영이 조직의 안정성 면에서는 적잖은 문제점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인재는 많고 보직은 한정돼 있으니 인사권자의 고민도 적지 않을 터다. 하지만 강한 조직은 조직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감찰기능 강화에 앞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 국세청 조직도 옛 명성을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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