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티켓팅 전쟁 유발하는 암표업자 일제 세무조사 착수

주식시장 불공정행위 ·생활물가 교란·캄보디아 범죄 이은 민생침해 탈세 대응 시리즈
사립학교 교사부터 전문 암표기업까지…총 17개 업자 대상으로 강도높은 세무조사 실시
나홍선 기자
hsna@joseplus.com | 2025-11-06 12: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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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안덕수 조사국장이 암표업자 세무조사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암표로 000에서만 한 달간 1,500만 원 벌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을 줄 알아야 한다.
난 이제 결혼 준비하러 간다.’

 

어느 날 게재된 한 블로거의 조롱 섞인 게시글은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좌절하는 대다수를 분노케 만들었다.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팬들은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다 티켓 물량 다수 보유를 자랑하는 소수의 암표업자에게 20만 원 수준의 입장권 정가 대비 수십 배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하고서야 공연 현장에 갈 수 있었다. 심지어 최근 한 스포츠 경기의 입장권은 단시간에 천 건 이상의 매물이 등록된데다 본래 10만 원 수준의 가격이 수백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을 정도다. 

 

이처럼 주요 티켓 거래 플랫폼의 판매 인원 중 상위 1%에 해당하는 단 400여 명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거래를 독식하고, 이들의 1인당 연간 거래금액은 정규직 대졸 초임을 훌쩍 뛰어넘는 6,700만 원에 달하는 현실은 모두가 마땅히 누려야 할 문화적 기본권’을 공허한 메아리로 만들고 말았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취임 후 전국 관서장 회의에서 국민의 일상을 해치는 민생침해 탈세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며, 그 일환으로 순수한 팬심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온 대표적 민생침해 업자인 암표상들의 민생침해 탈세는 끝까지 추적해 확실한 불이익을 주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이에 국세청은 단순한 질서 위반의 수준을 넘어 국민 개개인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으며이득을 챙겨 온 암표업자들의 관행적인 탈루행위에 주목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주요 티켓 거래 플랫폼 상위 1% 판매자의 인당 연간 판매 건수인 280여 건을 크게 상회하는 거래량을 보인 전문 암표상들 중에서도 가장 탈루 혐의가 짙은 자들로, 공적 책임감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저버린 채 암표거래를 지속한 공공기관 근무자·사립학교 교사를 비롯해 체계적인 전문조직 및 협력업체를 갖춘 기업형 암표업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총 17개 업자들이다. 이들은 수만 건 이상의 거래를 통해 최소 200여억 원이 넘는 암표를 유통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와 관련해 민생과 시장질서에 미치는 사안의 파급력과 시급성을 감안해 암표업자들의 수익 내역과 자금흐름 및 은닉재산 유무 등을 신속하고 철저히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융추적, FIU 정보 등 가용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암표판매와 관련된 현금거래를 빠짐없이 확인하고정당한 세금을 추징해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국민의 일상생활에 해를 끼치는 악의적 영업행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탈루행위를 선제적으로 포착해 엄정 대응하는 한편온라인 환경에서 투명하고 건전한 거래관계 및 성실납세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과세 사각지대를 적극 발굴하고 빈틈없이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국세청이 밝힌 조사대상자들의 암표팔이 수법.

온라인 플랫폼중고거래 커뮤니티를 활용한 티켓 재판매

암표업자 티켓 구매 희망자 대신예매하는 대리 티켓팅(소위 댈티’)

불법 예매를 가능케 하는 매크로 프로그램 판매

예약 대기 없이 즉시 예매 가능 인터넷 주소(직접 예약링크) 판매

 

 온라인 플랫폼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암표업자

온라인 암표업자의 전형인 중고거래형 업자들은 입장권에 웃돈을 얹어 되파는 단순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영향력이 팬덤 문화와 중고거래 플랫폼의 성장에 편승하여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대상자들은 수년에 걸쳐 4만 건 이상의 주요 입장권을 확보한 후 정가의 최대 30배가량에 이르는 폭리를 취하며 암표를 판매하고일부는 중고거래 게시판을 통해 자신의 판매 내역이 드러나는 것을 회피하고자 대금을 개인 계좌로 수취한 후 판매 완료처리를 하지 않은 채 티켓 판매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의도적인 수익 은닉 행태를 보였다.

 

 티켓 구매를 대신해주는 대리 티켓팅 전문 암표업자

대리 티켓팅업자는 전문 노하우를 갖춘 암표업계의 프로 선수로서, 일부는 조직적인 사업체로 발전하며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대리 티켓팅을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을 과소 신고하고, 고가의 외제차를 몰면서 뒤로는 부당하게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혜택을 받기도 하였으며,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수입금액을 분산하고 세금을 축소하거나, 빼돌린 소득으로 수억 원 대의 국내·해외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

 

 불법 예매를 가능케 하는 매크로 프로그램 판매업자

최근 티켓팅 전쟁은 초단위의 경쟁을 지나 더 이상 사람의 능력으로는 이길 수 없는양상에 이르렀으며, 매크로가 없는 예매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매크로 예매 티켓의 상업적 유통에 대한 단속을 피하면서 수익을 올리고자, 매크로 프로그램을 티켓 예매희망자에게 직접 판매하며 불법 책임을 분산하려는 업자들이 나타났다.

조사대상자는 2010년대 중반부터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해 온 것으로 추정되며, 수천 건의 판매 이력을 자랑하면서도 수익은 차명계좌 등으로 받아 신고 누락한 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온라인 새치기를 조장하는 직접 예약링크 판매업자

한편, 매크로 프로그램에 대한 예매처의 대응이 강화되고 각종 제재가 도입되며 대기열 우회로 온라인 새치기를 가능케 하는 URL인 직접 예약링크(직링)가 암표업자의 새로운 상품으로 주력 홍보되고 있다.

업자들은 직링의 효율성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면서, 링크 주소를 판매하고 개인 계좌로 현금을 받은 후 무신고했다.

 

 

붙 임

 

주요 착수사례

착수사례1

정가의 10배 이상으로 암표를 재판매하며 얻은 수익을 과소 신고하고 예금부동산 등에 유용한 암표업자

 

 


 

주요 탈루혐의

AAA는 주요 티켓 판매 플랫폼에서 공연 및 프로야구 입장권 등을 재판매하는 암표업자로 주로 국내 최정상 가수의 공연과 뮤지컬,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취급하며,

- 주요 공연의 경우 입장권 정가 대비 약 15배에 달하는 240만 원에, 주요 프로야구 경기는 10만 원 수준의 입장권을 200만 원가량으로 재판매하는 등 전형적인 폭리 암표업자로 활동

대부분의 암표를 정가 대비 2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과소 신고해 왔으며,

- 신고 소득수준 대비 과다한 신용카드 지출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수년에 걸쳐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8억 원 상당의 예금부동산 등을 축적

조사방향

AAA가 암표판매로 벌어들인 수익 규모를 정확히 산정하여 과소 신고분 추징

 

착수사례2

공연 암표판매를 통해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여 벌어들인 수익을 과소 신고하고 경비를 부풀려 세금을 축소한 전문 암표업체

 

 


  

주요 탈루혐의

BBB는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한류 콘텐츠 관련 여행상품을 기획하고 모객을 위해 관광객에게 K-POP 콘서트의 암표를 판매하는 암표업체로,

-중고거래형 암표업체인 CCC에 티켓당 10만 원 상당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암표를 매수하기로 하는 동시에, 100여 명이 넘는 티켓팅 아르바이트에게 매크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대리 티켓팅을 시켜 암표를 확보하였으며,

-이를 관광객 등에게 판매하거나 정가의 2.5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인터넷에 재판매하고, 특히 BBBCCC가 확보한 암표는 6년에 걸쳐 4만여 매를 넘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전문적인 암표사업을 영위하며 총 100억 원에 달하는 수입금액을 과소 신고

또한, BBB는 대표자 및 직원의 배우자 등 특수관계인이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음에도 인건비 지급대상으로 신고하며 경비를 부풀렸으며,

-골프장유흥주점 및 피부미용실 등 법인업무와 관련 없는 장소에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내역이 다수 확인

조사방향

BBB의 정확한 수익 규모를 검증하여 과소 신고분을 추징하고, 가공 인건비 등 경비처리 적정성 여부 또한 중점 조사

 

착수사례3

암표 외 다양한 물품을 SNS 등을 통해 온라인 판매하고 수익은 무신고 한 암표업자

 

 


 

주요 탈루혐의

DDDSNS와 중고거래 커뮤니티를 통해 명품 잡화를 판매하면서 공연 및 스포츠 경기 입장권까지 취급하는 암표업자로, 수백 건 이상의 거래를 지속해 왔음에도 사업자를 미등록한 채 수입금액을 무신고

- 중고거래 커뮤니티 외에 개인 SNS를 통해 암표 등 판매를 홍보하며, 판매대행자료 등의 생성을 피하기 위해 개인 계좌로 판매 대금을 수취하는 것으로 파악

- DDD는 신고 소득이 없음에도 5개년 간 신용카드로 약 30여억 원을 결제하며 호화생활을 누렸으며, 5억 원 상당의 해외주식도 매수하는 등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총 35억 원 상당의 과다 지출이 누적된 상황

조사방향

DDD의 과다 지출에 대한 자금 출처를 철저히 검증하고 과소 신고분 추징

 

착수사례4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리 티켓팅을 수행하고 받은 수수료 수익을 신고 누락하며 자산을 증식한 암표업자

 

 


  

주요 탈루혐의

EEE는 티켓 예매 의뢰자에게 공연스포츠 입장권을 확보해 주고 건당 10만 원 상당의 성공 수수료를 수취하는 대리 티켓팅업자로, 주로 유명 발라드트로트 가수의 공연과 뮤지컬, e스포츠 및 배구 경기 등 취급

- 1인당 예매 입장권 수가 제한된 티켓 예매처의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 및 10여 개가 넘는 사용자 계정을 활용, 6개월간 1,200여 건에 이르는 암표를 대리 티켓팅하는 등 활발히 영업

특히, 1:1 채팅이 가능한 SNS를 통해 차명계좌 번호를 안내하여 현금으로 대금을 수취하며 해당 수익을 신고 누락하고,

- 은닉한 수입금액을 재원으로 동업자와 함께 12억 원 상당의 주식을 취득

조사방향

EEE가 수취한 현금 직거래 수익의 신고 누락 규모를 면밀히 확인하고, 자금 흐름 및 추가 은닉재산 여부 등을 중점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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